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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

너를 함부로 대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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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초 Bcho-

뭔가 따끔하는 느낌에 팔을 올려봤어.
어디에 긁혔는지 손에 기다란 상처가 생겼더라.

가만 놔두면 저절로 아물겠지, 하고 별일 아닌 듯 놔뒀어.
눈치 못 챘을 땐 모르겠더니 계속 쓰라리고 욱신거려.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여줬어야 했는데, 그럴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았어.

누군가 깨진 유리에 손가락이 베여서 피가 났어.
다가가 괜찮냐며 손가락을 심장보다 위로 들라고 하고 연고와 밴드를 가져다줬어. 이대로 두면 상처를 계속 건드릴 거고 더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는데 내 팔을 유심히 보고 있더라.

그 사람이 이렇게 큰 상처를 왜 그냥 놔두고 있냐고 묻길래, 나는 이런 거에 익숙해서 괜찮다고 너스레를 떨었어.
그랬더니 그 사람이 날 빤히 보다 이렇게 말했어.

상처는 날 때마다 아파. 그러니까 익숙해질 리가 없어. 나처럼 작은 상처도 날 때마다 치료해줘. 너를 함부로 대하지 마. 그러면 다른 사람도 널 함부로 대해. 나에게 해줬듯이 너에게도 하면 돼.
넌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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