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어둠에 묻힌 밤

JINRO - 앞으로 나아갈 길


 

-비초 Bcho-

 

술은 지금 아픈 게 맞다고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해. 오늘을 망념의 최면에 빠져들게 만들어. 그래야 내일이 평안해지니까. 사실 뭐든 할 수 있는데 도피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몽롱하게 만들어.

술이 없이 보내는 평범하고 맑은 하루가 상쾌함에 쓸쓸해져. 오늘을 살아버린 하루가 수치심으로 괴롭게 조여와. 다시 술에 잠겨. 목구멍 끝에서 턱턱 막혀도 억지로 털어 넣어.

제정신이 무서워 술을 마셔. 계속 도망갈 수 있도록.
술은 이유고, 술 마신 너를 결과가 되게 해.

그렇게 하루하루를 갉아먹고 파헤쳐. 구렁텅이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일어선다지만, 그곳엔 끝이 없어서 바닥을 찍을 수 없어.

어디까지 왔을지 가늠이 안돼. 다시 돌아갈 길이 너무 멀까 봐 또다시 술을 찾아 망념의 최면을 걸어.

 

그곳을 걸어가던 길이 좁고 낮아서 점점 작아져버린 너였지만, 어느새 광활하고 넓어진 것을 눈치채버린 때 거대해진 너를 발견하게 될 거야.

그때 잠시라도 뒤를 돌아 네가 돌아갈 길을 봐주지 않을래.

네 마음이 허락할 때 언제라도 고개만 돌아봐 주지 않을래.

 

바로 네 발 밑에 조그만 빛을 발견할 거야.

조그맣던 네가 도망쳐 들어온 길을 네 발 밑에서 발견할 거야.

거대해진 너는 단 한 번도 걸어간 적이 없단 걸 알게 될 거야.

 

온몸을 돌아서자,

너의 한걸음으로 그 조그만 빛에 다다르기 충분할 거야.



[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공허한 밤] - 사랑에 대한 일기

사랑에 대한 일기

-비초 Bcho- 겨울 바다로 향하는 아빠의 차 뒷좌석에 앉은 나는 복슬복슬한 털 코트를 입고 있었다.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다 갑자기 어린것의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낭떠러지로 차가 구르면 어쩌지? 옆 차선..

cbcho.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