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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거북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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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나라의 성냥개비 -비초 Bcho- 까칠한 그 사람은 언제고 다가와 따갑게 너를 건드려. 넌 또 얼마나 민감한지 온몸의 피가 정수리로 도달해 벌건 불티를 얼굴에 흩뿌리고 푸쉬쉭 꺼지곤 해. 너는 불티로 반응하지만 불꽃을 터뜨리지 않아서 건드리기 매우 수월한 상대지.어차피 까칠한 사포한테 덤벼봤자 한번 불타오르고 쪼그라드는 소모성에 불과하단 생각에 스스로를 다독여. 더이상 긁히지 않을 때까지 긁어댈 준비를 하자. 씨게부딪히면 너만 부러져. 그러면 또 불꽃을 틔우려다 콧김만 씩씩대는 분홍 가습기 같아 보이겠지. 살살 요령있게 푸슉 불꽃만 보여줬다가 꺼뜨려.긁다 긁다 까칠한 표면이 하얗게 문드러질 때까지, 건드리려 올 때마다 장단 맞춰 같이 긁어. 까칠까칠 까실까실 가슬가슬 계속 계속 점화된 불길은 잠시 동안 사람들을 넋 놓게..
어른은 갱신형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비초 Bcho- 푸른 모가 쑥쑥 자라 이삭 가지에 낟알들이 영글어꼭 푸른 청춘이 지식과 경험을 흡수해 스며들듯점점 성숙히 여물어 지혜가 되고 슬기가 쌓여. 깨달음과 깨우침이란 단어가 얼만 큼의 무게와 깊이인지 안다면, 세상을 조심스레 대해.겸손은 그렇게 배어나. 내가 모르는 분야를 많이 알아서 어른이 아니라 다양성의 넓음을 이해하고,경솔히 단정 짓지 않고, 쉬이 결론 내리지 않고, 반대되는 생각과 다른 시각들의 회로를 들여다보는 사람. 나이가 적다고 괄시하지 말아야 하고, 나이가 많다고 우러러볼 필요 없어. 짧은 경험에도 빠르게 습득하기도 하고, 아는 것의 그 이상은 없단 듯 평생을 아는 척하기도 해. 여지와 실제 열린 공간의 배움 길은 늘 갱신되고, 마음을 닫고 세상을 좁..
[잔소리] 감정이 유연한 지점 -비초 Bcho- 못 본 척 지나가던 일들이었는데 안 본 척 참아지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부터 너도 모르게 쌓이기 시작해. 어설프게 아닌 척 흉내 내는 건 오래가지 않아. 참는다는 건 언제고 터져 나와. 누군가 툭 치며 널 부르는데, 언제는 그냥 돌아보게 되던 게 갑자기 짜증이 나더니 화가 나기도 해. 그러다 또 아무렇지 않아 져.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너도 모르게 변해가는 감정의 기복을 알 수 있는 지점들이 있어. 어느 날 그냥 지나치다 참아온 일들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 그 지점이야. 그 지점 이상 가면 통제가 잘 안돼. 갑자기 뭔가를 깨뜨리거나 부숴뜨리면, 오늘은 잘 되던 일도 안 풀리는 날인가 보다 하면서, 그날은 무조건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하는 날이라고들해. 감정도 ..
[잔소리] 너를 함부로 대하지 마 -비초 Bcho- 뭔가 따끔하는 느낌에 팔을 올려봤어. 어디에 긁혔는지 손에 기다란 상처가 생겼더라. 가만 놔두면 저절로 아물겠지, 하고 별일 아닌 듯 놔뒀어. 눈치 못 챘을 땐 모르겠더니 계속 쓰라리고 욱신거려.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여줬어야 했는데, 그럴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았어. 누군가 깨진 유리에 손가락이 베여서 피가 났어. 다가가 괜찮냐며 손가락을 심장보다 위로 들라고 하고 연고와 밴드를 가져다줬어. 이대로 두면 상처를 계속 건드릴 거고 더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는데 내 팔을 유심히 보고 있더라. 그 사람이 이렇게 큰 상처를 왜 그냥 놔두고 있냐고 묻길래, 나는 이런 거에 익숙해서 괜찮다고 너스레를 떨었어. 그랬더니 그 사람이 날 빤히 보다 이렇게 말했어. 상처는 날 때마다 아파. 그러니까..
[잔소리] 갈피를 못잡고 휘둘린다면 -비초 Bcho- 사람은 자기중심을 찾지 못한 오뚝이 같아. 우르르 휩쓸리고, 이리저리 휘둘리고, 정신없이 굴러다녀. 기댈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위안을 얻기도 하지만 점점 의지하는 힘이 버거워지다 무게가 감당이 안되면 버티지 못할 거야. 한쪽만 기대는 관계는 다른 쪽의 중심을 흔들리게 하니까, 그렇게 밀어내 지겠지. 그럼 전보다 더 휘둘리고 굴러다녀. 살이 쓸리고 베여도 멈추지 않고 나뒹굴어. 그냥 그곳부터 네 발끝으로 디디고 서. 삐딱하게 시작한 너를 비웃는 이도 있겠지. 중심도 없는 화려한 색의 오뚝이들이 널 초라하게 여길 수도 있어. 그럴 바에야 완벽한 중심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겠다며. 중심을 잡는 건 제대로 된 방향을 알게 되는 계기가 돼. 완벽하려 하지 마. 삐딱하더라도 휘둘리고 굴러다..
[잔소리] 불안정한 감정이 부풀어 오를때 -비초 Bcho- 가끔 아니면 자주, 가득 부푼 풍선처럼 감정의 여유를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때가 있어. 모든 신경 레이더가 곤두서서 작은 진동에도 민감해진 상태. 스치듯 닿아도, 살짝만 건드려도, 살며시 두드려도 요란하게 빵 터져. 별것도 아닌 것에 바로 화가 나고, 웃는 게 힘들 정도로 한바탕 웃어야 되고, 가만있다가도 눈물이 주르르 흐를 때, 너 조차도 모르게 별일 아닌 줄 알았던 지나온 일들이 차곡차곡 모아지고 있던 거야. 그럼 그때에 너는 가득 부푼 풍선에 바람을 빼야 할 때야. 기간, 속도는 상관없어. 대신 몇 텀 정도를 빼야 해. 한 텀 정도 말랑해진 때를 제일 조심해. 안심하고 내뱉은 네 한 숨에 어이없게 터져버리거든. [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쓸쓸함] - [공허한] 까만 밤에 홀로 빛나..
[잔소리] 대화속에 가시가 긴가민가 할 때 -비초 Bcho- 말에는 힘이 있어. 단어 한 개와 문장 한 줄로 사람을 속박하기도 해. 그러니까 어떤 말이든 조심스러워야 돼. 좋은 말을 고르고 골라. 상대방이 갇히지 않을 말. 대화하다 보면 의식 없이 툭 내뱉는 말 한마디에도 그 사람이 너를 바라보는 단어가 들어있어. 너와의 위치 관계를 발견하기도 하고, 너를 어떤 식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도 알게 해. 대화 속에서 너를 향해 어떤 단어들을 사용하는지 찾아봐. 혹여 좋은 말인 듯 어려운 말로 포장해서 가시를 숨긴데도 알 수 있는 정황이 많아. 널 바라보는 눈빛, 미묘한 근육의 움직임, 말하는 속도, 목소리톤, 숨 쉬는 속도와 양 등, 짧은 순간순간 너를 향한 정황들의 감정을 느껴봐. 처음에는 모나게 느껴졌던 분위기나 감정들이 지내다 보니 둥그러져, 잘못..
[잔소리] 자기세상에 갇혀 남을 판단하는 사람 -비초 Bcho- 세상엔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가진 여러 모습의 사람들이 있고, 너 역시 이런저런 모습들을 가진 사람이야. 그런데 누군가, "너는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역할을 입혀. 그 역할을 벗어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데도 "너 답지 않아, 안 어울려." 너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놔. 네가 그 역할로 있길 원해. 마치 슈퍼에 비치된 구색 품처럼. 쥐어준 역할을 진열해 놓고 필요한 순간에 꺼내 쓰길 원해. 본인이 생각한 모습을 틀에 맞추고 너를 판단해. 네 얘기는 관심없어. 자기 판단이 옳다고 믿어. 역할을 쥐어주는 관계들은 만나지 마. 구색의 모습이 아니면 사라질 관계니까. [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방황] - [잔소리] 원하는 것을 몰라 매일 밤을 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