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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묻힌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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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RO - 앞으로 나아갈 길 -비초 Bcho- 술은 지금 아픈 게 맞다고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해. 오늘을 망념의 최면에 빠져들게 만들어. 그래야 내일이 평안해지니까. 사실 뭐든 할 수 있는데 도피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몽롱하게 만들어. 술이 없이 보내는 평범하고 맑은 하루가 상쾌함에 쓸쓸해져. 오늘을 살아버린 하루가 수치심으로 괴롭게 조여와. 다시 술에 잠겨. 목구멍 끝에서 턱턱 막혀도 억지로 털어 넣어. 제정신이 무서워 술을 마셔. 계속 도망갈 수 있도록. 술은 이유고, 술 마신 너를 결과가 되게 해.그렇게 하루하루를 갉아먹고 파헤쳐. 구렁텅이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일어선다지만, 그곳엔 끝이 없어서 바닥을 찍을 수 없어. 어디까지 왔을지 가늠이 안돼. 다시 돌아갈 길이 너무 멀까 봐 또다시 술을 찾아 망념의 최면을 걸어...
살아 -비초 Bcho- 내일이 없어도 상관없을 만큼 오늘을 살아 앞날을 걱정안하며 오늘을 살아 사실 오늘도 상관없어 그냥 살아 어디 아픈 곳이 없어도 만사가 귀찮아 그냥 무기력해 생각이 귀찮아 눈을 깜빡이는 것도 숨 쉬는 것도 귀찮아 여기는 어디지 나는 누구지 나는 왜 여기 있는 거지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는데 내 있을 필요는 있기는 한가 눈을 감고 있으면 편해 엄마 뱃속 그 느낌인가 그럼 다시 그 자세로 웅크려 눈을 감아 걱정도 상관도 없다면서 오늘을 살아왔네 살았어 끝은 뭐지 끝낸다는 건 어떤 걸까 편할 거 같은데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살아야 하나 뭐 이렇게 귀찮게 되어있는 거지 그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되겠다 더 웅크리고 숨어야지 아무도 나를 모르게 나를 지워야지 살아가지 말아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