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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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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비초 Bcho- 내일이 없어도 상관없을 만큼 오늘을 살아 앞날을 걱정안하며 오늘을 살아 사실 오늘도 상관없어 그냥 살아 어디 아픈 곳이 없어도 만사가 귀찮아 그냥 무기력해 생각이 귀찮아 눈을 깜빡이는 것도 숨 쉬는 것도 귀찮아 여기는 어디지 나는 누구지 나는 왜 여기 있는 거지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는데 내 있을 필요는 있기는 한가 눈을 감고 있으면 편해 엄마 뱃속 그 느낌인가 그럼 다시 그 자세로 웅크려 눈을 감아 걱정도 상관도 없다면서 오늘을 살아왔네 살았어 끝은 뭐지 끝낸다는 건 어떤 걸까 편할 거 같은데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살아야 하나 뭐 이렇게 귀찮게 되어있는 거지 그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면 되겠다 더 웅크리고 숨어야지 아무도 나를 모르게 나를 지워야지 살아가지 말아야지 ..
강호동님의 조언 -비초 Bcho- 어릴 땐 외모나 선입견으로 판단 않고 누구나 공평하게 대하는 게 옳다고 믿었습니다.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는 건 갖춰야 할 자세지만, '공평'에 대해 선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예의로 꾸며낸 가식적인 모습들이 생각보다 길어지면 혼란스러웠습니다. 일할 때의 모습이나 친구들과의 모습들, 이건 내 모습이 맞나. 혼자 있을 때가 내 모습인가. 이런 상황도 공평하게 대하지 않아서 생기는 건가 하는 고민.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던 사람에게도,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도, 공평하게 대하다 우스운 꼴이 되어서야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운동선수도 말이야. 상대에 따라 전략을 바꿔 경기해. 아무리 주특기가 뛰어나도 그걸 파악하고 오는 상대에게 똑같이 승부했다간 져.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야. ..
착한 병 -비초 Bcho- "미안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것 좀 부탁할게. 미안해." "아니야, 괜찮아." 사과를 받으면 승낙을 해줘야 하는 입장에 놓여. 그래서 괜찮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담아. 그러다 슬며시 생각이 많아지게 해. 그리고 마음이 텅 빈 말이 되게 해.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한 말. 상대 마음을 후련하게 해줘야 하는 말. 사과를 받았으니 너그럽게 포용해줘야 하는 말. "야, 미안해." "... 어." "괜찮아"라고 화답할 필요 없어. 괜찮지 않은 건 말 습관에서부터 줄여나가. 사과는 사과로만 끝낼 수 있게끔. 나를 위할 새도 없이 남을 위하고 버거워도 거절하지 못하고 너그러운 척하는 건 착한게 아니야. 착한 게 병이 아니라, 착하다를 낮잡아 말하면서 모든 걸 착하다로 싸잡고, 이용해 ..
타인에게서 나와야 좋은 말들 -비초 Bcho- 최선을 다하겠단 말 열심히 하겠단 말 더욱 노력하겠단 말보다 그냥 해오던 것들이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고, 노력했다 라는 다른 사람의 말들로 돌아오는 게 좋아. 고민하고 좌절하고 다짐하고 비교하고 점검하고 확신하고 따라도 해 보고 물어보고 찾아보고 저질러도 봤던..., 이 모든 과정들이 그 말들을 있게 해. 이제껏 해오던 것을 파도 속으로 갈아버리고, 영혼도 없는 말 뿐인 각오를 내뱉게 하는 사람에게 너의 가치를 평가받았다는 착각은 하지 않기를. 나에게 들려주는 말이 아닌 타인에게 들려줘야 하는 말들은, 나에게서 나오는 말이 아닌 타인에게서 나와야 좋을 말들. 넌 늘 최선을 다 했어. 죽도록 열심히 했어. 넘치도록 노력했어. 정말 잘해왔어. 너의 그런 모습이 너무 좋아. 잘 견뎌왔어..
감정이 유연한 지점 -비초 Bcho- 못 본 척 지나가던 일들이었는데 안 본 척 참아지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부터 너도 모르게 쌓이기 시작해. 어설프게 아닌 척 흉내 내는 건 오래가지 않아. 참는다는 건 언제고 터져 나와. 누군가 툭 치며 널 부르는데, 언제는 그냥 돌아보게 되던 게 갑자기 짜증이 나더니 화가 나기도 해. 그러다 또 아무렇지 않아 져.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너도 모르게 변해가는 감정의 기복을 알 수 있는 지점들이 있어. 어느 날 그냥 지나치다 참아온 일들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 그 지점이야. 그 지점 이상 가면 통제가 잘 안돼. 갑자기 뭔가를 깨뜨리거나 부숴뜨리면, 오늘은 잘 되던 일도 안 풀리는 날인가 보다 하면서, 그날은 무조건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하는 날이라고들해. 감정도 ..
신기루 -비초 Bcho- 너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해 주려는 이들에 둘러싸여 괜찮냐는 말들이 네 어깨를 감싸 쥐는데, 어째서 너는 먼발치에 시선을 던지고 있었을까. 사실 그때의 난 아무렇지 않았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다가오는 위로들을 물리치지 않았고, 당장의 쓸쓸함이 싫어 기대었지만 쓸쓸함은 어째선지 가시질 않았다. 내 곁에서 날 위로하던 이들의 소리도 전혀 기억에 남질 않는다. 그럼, 너를 위로하고 공감하던 그 순간들은 누구를 위한 순간이었나. 때때로 사람들은 내 아픔을 너에게 위로한다. [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대화] - 짧은 공백 [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방황] - [어둔맘] 이 글은 알맹이를 감싼 포장지
짧은 공백 -비초 Bcho- "아, 그렇구나." 라고 한 후 다른말이 나오기까지 늦어진다면, '아, 넌 그런 사람이구나' 알아가는 시간이 되거나,멈춰지는 관계가 되거나. [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방황] - [어둔맘] 이 글은 알맹이를 감싼 포장지[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인간관계] - [공허한] 편견에 대한 일기
이 글은 알맹이를 감싼 포장지 -비초 Bcho- 사람들은 그래. 모든 답은 네 안에 있어, 결국 열쇠는 네가 쥐고 있는 거야. 아무도 네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아. 그래서 너는 묻지. 그러니까요. 그걸 도대체 어떻게 찾는 건데요? 과정 좀 알려주세요. 지금 생각 하는 회로가 고장 났어요. 머릿속이 너무 암흑이에요. 그러면 사람들은 네게 포장한 상자를 내밀거야. 그러면 너는 묻지. 이 속의 알맹이는 뭔가요. 혹시 답을 포장해 오셨나요? 잠시나마 기대했던 네가 민망할 정도로 사람들은 포장지만 설명해. 알맹이를 묻고 있는데 번듯한 말들만 이어 붙여, 긍정과 밝음만이 너의 암흑을 끝낼 수 있데. 넌 기대와 후회를 반복하면서 철퍽, 철퍽, 또다시 기대를 찾아 너의 암흑을 벗어나고 싶어 해. 벗어나려 할수록 더 무겁게 들러붙어 방향도 모른채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