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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초(Bcho)
어느 해 11월
버스를 타고 고가도로 밑을 지날 때였다.
고가 사이사이 가을 햇뉘가 새어 앉아 시멘트 덩이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도로공사를 하는지 먼지 송이가 버스 밖을 감싸기 시작했고 그 시간을 방해받게 되었다.
먼지가 왜 저리도 떠다니는 건지, 왜 이리 떠다니게 만드는 건지, 약간의 언짢음을 갖고 변해가는 창밖 배경들을 바라보다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내가 본 그 해 첫눈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의 상징이, 존재가 머릿속에 사라져있었다.
눈이 메마르는 지도 모르고 멍하게 밖을 보다 천천히 눈꺼풀을 깜빡였다. 실소가 딸꾹질처럼 흘러나왔다.
겨울의 문턱 그 즈음 날
나는 내 일상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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