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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맘 공허한 잔소리

파리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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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초(Bcho)

네 시선이 파헤치는 나의 모습은 역겹고 속을 꿀렁이게 만든다
네가 생각한 나의 모습을 어떻게든 끼워 맞추려 소름 끼치게 찌른다
너란 사람의 의도가 고스란히 전해져 내 안은 을씨년스럽다

그렇게 우월감에 고취된 일상을 살아왔을 너란 사람이 징그럽고 끈적거린다
타인을 짓밟고 우습게 만들어 웃음 짓는 네게 먹잇감을 선사한다
날파리처럼 앵앵 날아다니는 너에게만 느껴지는 달콤한 향을 흘려보낸다

우월감에 성충이 된 너의 기괴한 더듬이는 어디서든 날 감지하게 된다
여러 모습을 하고 있을 너란 사람은 모두 같은 결의 더듬이를 지녀서 스스로와 꼭 들어맞을 곳을 찾아내 파헤친다

구더기를 일찍이 밟아 죽이지 못하는 게 나라, 몸서리치면서도 기다린다
네가 망가뜨려 놓은 나의 모습이 네게 되돌아갈 때까지

네가 만든 역겨운 꿀렁임에 침몰해 갈 것이고
너 스스로 파헤쳐 놓은 네 모습에 발버둥 치다 스스로 갇힐 것이다
너에게 재구성되어 죽여진 나의 순수한 의도가 되돌아가 너의 눈과 귀를 막고 끝내 너의 입과 손을 틀어막는다

그런 여러의 너를 나는 지겹도록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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